사랑의열매 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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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한국 사회공헌 #3] 제도는 어떻게 바뀌고 있을까? "강제보다는 유인으로"

2026년 한국 기업 사회공헌: 강제 대신 공개, 제도는 어떻게 바뀌고 있을까


지난 글에서는 우리 기업의 기부를 '세전이익 1%'라는 세계의 눈높이에 견줘 봤어요. 2025년 매출 200대 기업 가운데 1%를 넘긴 곳은 다섯 곳 중 한 곳꼴(22%)로, 1년 전(17%)보다 늘었죠. (지난 글 바로가기 link) 이번 글에서는 기업 사회공헌을 둘러싼 정책환경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살펴볼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변화는 정책·세제·회계·공시 네 방향에서 일어나고 있어요. 정부는 법으로 강제하기보다 공개와 권장 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사회적기업의 세금 혜택이 늘었어요. 2027년에는 기부금이 영업이익 안으로 들어오고, 2028년부터는 큰 기업의 사업보고서에 기후 정보를 시작으로 지속가능성(ESG) 정보가 담깁니다.

「2026 한국 사회공헌」 시리즈는 사랑의열매 나눔문화연구소의 9월 나눔인사이트 「사회공헌 정책환경 변화와 데이터로 본 한국 사회공헌 현황 분석」 발표 자료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기획 콘텐츠입니다. ⬇️ 발표 자료 다운로드

우리 기업이 한 해 내는 법인 기부금은 2018년 이후 4~5조 원 사이를 오가며 제자리예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고 충분히 노력한다고 본 국민도 열 명 중 한 명(9.8%)에 그쳤고요.* 정부가 올해 기업 사회공헌 제도를 잇달아 손보기 시작한 배경이에요. 정책과 세제는 이미 움직였고, 회계와 공시는 내년부터 차례로 바뀌어요(그림 1).

2025년 12월부터 2030년까지 세제·정책·회계·공시 제도 변화 다섯 가지를 시간 순서로 놓은 그림. 지금(2026년 10월)은 두 번째와 세 번째 사이
그림 1. 기업 사회공헌 제도의 변화(2025~2030년)

정책, 세제, 회계, 공시 순서로 하나씩 볼게요.

🏛️ 정부는 공개와 권장을 택했어요

올해 1월, 보건복지부가 8개 부처와 함께 「기업 사회공헌 지원 방안」을 논의했어요. 정부는 이 자리를 마련한 배경으로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기업의 기부가 위축되고 있는 문제점"을 들었어요. 방안에는 4대 분야 11개 핵심과제가 담겼어요.

1️⃣ 수요·공급 매칭 활성화
2️⃣ 기업 사회공헌 저변 확대
3️⃣ 사회공헌이 인정받는 환경 조성
4️⃣ 사회공헌 활성화 기반 마련

이후 과제들이 하나씩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2월에 사회공헌 혁신자문단이 꾸려졌어요. 방향을 분명히 보여 준 건 4월 국무회의였어요. 대통령은 기업 사회공헌을 법으로 강제하기보다, 기업들의 사회공헌 현황을 국민이 쉽게 알 수 있게 하고 권장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어요. 이틀 뒤인 4월 말에는 온라인 매칭 플랫폼 '바로잇'이 문을 열었어요. 5월에는 2026 사회공헌 포럼이 열렸고, 중소기업 사회공헌 컨설팅 신청도 받았어요. 7월에는 국무회의에 「기업 사회공헌 활동 활성화 방안」이 보고됐어요. 산업통상부는 한국경제인협회와 함께 하는 사회공헌 실태조사의 대상을 매출 500대에서 1,000대 기업으로 넓히고, 전문가 심사와 국민 평가단 투표를 절반씩 반영해 해마다 10곳을 뽑아 알리는 '시슐랭(CSR+미슐랭) 가이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어요. 보건복지부는 바로잇을 중심으로 기업과 복지 현장을 잇는 지원 방안을 함께 보고했어요. 8월에는 보건복지부가 사회공헌 민·관 협력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고요. 정리하면, 올해 정부는 기업 사회공헌을 공개하고, 권장하고, 인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볼 수 있어요.

* 법인 기부금은 국세청 법인세 신고 기준(2024년 5.2조 원)으로, 지난 글의 3조 원(상장·외감기업 재무제표 기준)과 기준이 달라요. 국민 응답은 보건복지부·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사회공헌센터 「2025 사회공헌백서」(2025년 6월, 1,000명 조사)예요.

그림 1 출처: 보건복지부 보도자료(2026.1.26), 금융위원회 보도자료(2025.12.18, 2026.7.8), 법인세법 제24조, 정책브리핑 국무회의 브리핑(2026.4.28), 국무회의 보고자료(2026.7.21)

💰 사회적기업의 세금 혜택이 늘었어요

기업이 기부금을 내면, 법인세를 계산할 때 그 금액을 비용으로 인정받아 세금이 줄어요. 다만 비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금액에 한도가 있어서, 공익법인 등에 낸 일반기부금은 소득의 10%까지만 인정돼요.** 이 한도가 2025년 말 법 개정으로, 기부한 기업이 사회적기업이면 소득의 20%에서 30%로 올랐어요. 2026년 1월 1일 이후 시작하는 사업연도부터 적용되니, 12월에 결산하는 사회적기업이라면 올해 낸 기부금부터 이미 적용받고 있어요. 실제 세금에는 내년 3월 법인세 신고 때 반영돼요.

일반 기업의 한도는 그대로예요. 1월 정부 방안에서도 기업 사회공헌 세제는 재정경제부가 앞으로 검토할 과제로 남겨 두었어요. 7월 국무회의에서도 사회적 가치가 높은 분야에 기부하면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어요.

** 법인세법 제24조 제3항. 한도를 넘는 금액은 다음 10년 안에 나눠서 비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요. 국가·지방자치단체 기부 같은 특례기부금은 소득의 50%까지 인정돼요.

📊 기부금이 영업이익 안으로 들어와요

2027년부터 손익계산서의 모양이 바뀌어요.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12월 밝힌 대로, 지금 쓰는 K-IFRS 제1001호를 대신해 국제회계기준 IFRS 18을 들여온 K-IFRS 제1118호가 2027년 1월 1일 이후 시작하는 회계연도(사업연도)부터 적용되거든요. 원하는 기업은 올해부터 미리 적용할 수도 있어요.

가장 큰 변화는 영업이익의 범위예요. 새 기준은 손익을 영업·투자·재무 같은 범주로 나누고, 투자나 재무에 해당하지 않는 손익은 모두 영업이익에 넣도록 했어요. 그래서 기부금도 영업이익을 계산하는 단계로 들어와요. 지금은 많은 기업이 기부금을 영업이익 아래의 '영업외비용'에 적고 있는데, 앞으로는 영업이익에서 빠지게 되는 거예요.*** 이미 기부금을 판매비와관리비에 적어 온 기업은 기부금 자리가 달라지지 않고요.

현행 기준(K-IFRS 제1001호)과 변경 기준(K-IFRS 제1118호)의 손익계산서 비교. 기부금이 영업외비용에서 영업이익 계산 앞으로 옮겨 가고, 세전이익 금액은 같음
그림 2. K-IFRS 제1118호 시행 전후 손익계산서 비교(예시)

기부를 많이 하는 기업일수록 영업이익이 지금보다 작게 보일 수 있어요. 이 변화가 기업이 기부를 대하는 태도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알 수 없어요. 참고로 기부금이 어느 줄에서 빠지든 세전이익 금액은 달라지지 않아요. 지난 글에서 쓴 '세전이익 1%' 잣대는 2027년 이후에도 그대로 쓸 수 있어요.****

*** 자본시장연구원 「IFRS 18 도입에 따른 영업이익 개념 변화와 제도적 대응과제」(2025.4)와 삼일PwC 「IFRS 18호 도입현황 및 이슈」(2025.9)는 기부금을 새 기준에서 영업이익에 들어가는 항목으로 설명해요.

**** 새 기준이 손익계산서에 꼭 보이도록 정한 줄은 영업이익, 재무·법인세 차감 전 이익(영업이익에 투자 범주 손익을 더한 값), 당기순이익 세 가지예요(K-IFRS 제1118호 문단 69). 세전이익 줄이 따로 보이지 않더라도 당기순이익에 법인세를 더하면 같은 값을 구할 수 있어요.

그림 2 출처: 한국회계기준원 K-IFRS 제1118호, 금융위원회 보도자료(2025.12.18)

📑 사회공헌도 사업보고서에 실리게 될까요?

2028년부터 큰 기업의 사업보고서에 ESG 정보가 담기 시작해요. 다만 금융위원회는 기후 정보부터 의무로 하기로 했어요. 사회공헌이 속한 사회(S) 분야는 기업이 선택해 공시해요. 그래도 지속가능성 정보가 사업보고서라는 공식 문서에 들어가는 틀이 생겼다는 점에서, 사회공헌을 담을 자리가 마련되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금융위원회는 2026년 7월 「지속가능성(ESG) 공시 제도화 방안」 최종안을 내놓았어요. 12월 결산 기업이 매년 3월 말까지 내는 사업보고서에 ESG 정보를 담도록 하는 내용이에요. 대상은 연결 기준 자산이 큰 코스피 상장사부터 넓혀 가요. 2027년 실적을 담아 2028년에 내는 보고서가 첫 공시예요.*****

1️⃣ 2028년: 자산 10조 원 이상, 107곳(종속회사 포함 291곳)
2️⃣ 2029년: 자산 5조 원 이상, 157곳(종속회사 포함 3,171곳)
3️⃣ 2030년: 자산 2조 원 이상으로 넓히는 방안을 검토 중

공시한 정보를 외부 기관이 검증하는 제3자 인증은 2030년부터 의무가 돼요. 이를 뒷받침할 자본시장법 개정은 아직 추진 중이고요. 이 계획이 처음 나온 건 2021년이에요. 금융위원회가 그해 1월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겠다고 밝혔고, 일정이 조정된 끝에 올해 최종안이 나왔어요.

***** 금융위원회 「지속가능성(ESG) 공시 제도화 방안(최종안)」(2026.7.8). 107곳·157곳은 모회사 기준이고, 157곳은 10조 원 이상 기업을 포함한 수예요.

🌏 그렇다면, 다른 나라 대기업과 견주면 어떨까요?

지금까지 기업 사회공헌을 둘러싼 제도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살펴봤어요. 제도는 이제 사회공헌을 담을 자리를 하나씩 만들어 가고 있어요. 그렇다면 지금 우리 대기업의 나눔은 해외 대기업과 견주면 어디쯤일까요? 다음 글에서는 영국 자선지원재단(CAF)이 올해 펴낸 「Corporate Giving Report 2026」을 바탕으로, 영국 대표 기업 100곳과 우리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을 같은 잣대로 나란히 놓아 볼게요. (다음 글 바로가기 link)

👉 이번 글을 정리하면 이렇게 요약할 수 있어요. 첫째, 올해 정부는 기업 사회공헌을 법으로 강제하기보다 공개하고, 권장하고, 인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볼 수 있어요. 세제 지원은 사회적기업이 낸 기부금의 비용 인정 한도를 30%로 올린 데 그쳤고, 일반 기업은 아직 검토 단계예요. 둘째, 2027년부터는 기부금이 영업이익 안으로 들어와요. 기부를 많이 하는 기업일수록 영업이익이 작아 보일 수 있어요. 셋째, 2028년부터 큰 기업의 사업보고서에 ESG 정보가 담기 시작해요. 사회공헌이 의무 공시가 되기까지는 아직 거리가 있지만, 담을 자리는 마련되고 있어요. 제도가 기업의 나눔을 더 잘 드러내고 북돋는 쪽으로 자리 잡아 가기를 기대해 봅니다. 다음 글에서는 영국 대표 기업과 우리 대기업의 나눔을 같은 잣대로 견줘 보려고 해요.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 주세요.

▶ 함께 보면 좋은 자료

금융위원회 「지속가능성(ESG) 공시 제도화 방안(최종안)」(2026.7.8) link

▶ [2026 한국 사회공헌] 시리즈 이어보기

#1 기부금 3조 원, 매출이 큰 기업이 늘린 건 아니에요 link

#2 세계의 기준은 1%, 우리는 어디까지 왔을까? link

#3 제도는 어떻게 바뀌고 있을까? "강제보다는 유인으로" 지금 읽고 계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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