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열매 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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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한국 사회공헌 #1] 기부금 3조 원, 매출이 큰 기업이 늘린 건 아니에요

우리나라 기업의 기부금 규모와 사회공헌 현황 분석

기업의 사회공헌을 둘러싼 제도가 달라지고 있어요. ESG 공시 의무화가 추진되면서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기업의 정보가 보다 체계적으로 공개될 예정이고, 2027년부터 적용되는 K-IFRS* 제1118호에 따라 기부금이 기업의 영업손익에 보다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구조로 바뀝니다. 기업의 사회공헌이 지금보다 더 잘 ‘보이고’, 기업 내부에서도 더 주의 깊게 들여다보게 되는 방향으로 제도가 변화하고 있는 셈이에요.

이러한 변화에 앞서, 지금 확인할 수 있는 기업의 ‘기부금’부터 살펴보려고 해요. 2026년 7월 기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 자료를 밸류서치를 통해 정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리 기업들이 얼마나 기부하고 있는지, 누가 기부하고 있는지,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 하나씩 짚어볼게요.

다만 여기서 다루는 ‘기부금’은 기업 사회공헌의 일부예요. 현금·현물 기부와 공익재단 출연 등은 포함되지만, 임직원 봉사시간이나 사회공헌 프로그램 운영비, 프로보노 활동비 등은 포함되지 않아요. 또 재무제표 양식이 다른 은행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살펴볼 숫자는 가장 보수적인 범위의 기부금이며, 실제 기업 사회공헌의 범위와 규모는 이보다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봐주세요.

그럼 우리 기업**들의 기부금 규모는 어느 정도이고,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살펴볼까요?

* 재무제표 표시와 공시에 관한 국제재무보고기준 IFRS(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18를 채택하여 K-IFRS 제1118호를 만들었어요.

** 여기서 ‘기업’은 유가증권·코스닥 상장기업과 외부감사 대상(외감) 기업을 말해요

🏢 기부금 총액, 최근 10년 중 가장 많았어요

2025년 우리 기업들의 기부금 총액은 약 3조 1,020억 원***으로, 2015년부터 이어 온 기록 가운데 가장 많았어요. 코로나 직후에 한 차례 주춤했지만 2022년부터는 4년 연속 늘어 왔고****, 지난해보다도 약 1,016억 원(+3.4%) 많았답니다. 기부금을 공시한 기업은 약 16,966곳, 한 곳당 평균으로는 약 1억 8,284만 원이었어요.

2015년부터 2025년까지 기업 기부금 총액 추이. 2015년 2조 4,626억 원에서 등락을 거쳐 2025년 3조 1,020억 원으로 가장 높은 값을 기록한 선그래프
그림 1. 연도별 기부금 총액 추이

기업 규모로 나눠 보면 금액은 역시 큰 기업이 앞서요. 2025년 대기업 709곳은 한 곳당 평균 22억 원이 넘는 기부금을 냈고, 전체 기부금의 절반이 넘는 몫을 담당했어요. 중견기업은 평균 2억 6,144만 원, 중소기업은 평균 4,159만 원이었고요.

*** 은행·보험 등 금융회사는 감독규정에 따라 계정과목 체계가 달라 손익계산서에 '기부금' 계정이 따로 표시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래서 이 글의 총액에는 금융업의 기부가 거의 반영되어 있지 않아요. 또한, 위의 자료는 106만 개 법인 전체와 금융 및 보험업을 포함해 보고하는 국세청 법인세 신고 기부금(2023년 5.2조 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 2015~2023년 자료와 2024~2025년 자료는 추출 시점(대상 기업 범위)이 달라, 두 구간을 잇는 증감에는 표본이 넓어진 효과가 일부 섞여 있어요.

📈 늘어난 몫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여기서부터는 매출액과 기부금을 모두 공시한 기업 3,074곳(기부금 합계 2조 2,630억 원)을 기준으로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볼게요. 이 기업들을 매출이 큰 순서대로 줄 세운 다음 지난해와 견주어 보면, 맨 앞 200곳의 기부금은 46억 원 줄어든 반면 201위에서 500위 사이는 192억 원, 501위에서 1,000위 사이는 399억 원이나 늘었어요.

한 해만의 일도 아니에요. 10년 전과 견주어 봐도 맨 앞 200곳의 기부금은 152억 원 줄었고, 201위에서 500위 사이는 2,037억 원, 501위에서 1,000위 사이는 943억 원이 늘었어요. '기부는 큰 기업만 한다'는 생각과 달리, 그 뒤를 잇는 기업들의 나눔이 꾸준히 커지고 있어요.

매출 순위별 기부금 증감. 지난해 대비 1~200위는 46억 원 감소, 201~500위는 192억 원 증가, 501~1,000위는 399억 원 증가. 10년 전 대비로는 각각 152억 원 감소, 2,037억 원 증가, 943억 원 증가
그림 2. 매출 순위별 기부금 증감

이런 변화가 쌓이면서 전체 기부금에서 맨 앞자리 200곳이 차지하는 비중도 낮아졌어요. 2025년 66.9%로, 지난해 69.1%보다 낮고 10년 전 82.2%와 견주면 15%p 넘게 내려온 수치예요.

2015년부터 2025년까지 매출 순위별 기부금 총액과 비중을 나타낸 누적 막대그래프. 매출 1~200위 기업의 비중은 2015년 82.2%에서 2025년 66.9%로 감소
그림 3. 매출 순위별 기부금 비중 (Y축은 1조 원부터 표시)

💡 기업 규모로 나눠 봐도 작은 쪽이 앞서요

앞에서 금액으로는 대기업이 절반이 넘는 몫을 냈다고 했지요. 이번에는 각자의 매출에 견주어 볼게요. 매출액까지 함께 보고한 기업들을 놓고 보면, 매출에서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대기업 0.05%, 중견기업 0.06%, 중소기업 0.08%로 규모가 작은 쪽이 오히려 높았어요. 매출 순위로 봤을 때 뒤를 잇는 기업들이 나눔을 키워 온 것과 같은 방향이에요.

2015~2025년 기업 규모별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 2025년 대기업 0.05%, 중견기업 0.06%, 중소기업 0.08%로 규모가 작을수록 비율이 높은 막대그래프
그림 4. 기업 규모별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

눈에 띄는 흐름도 있어요. 최근 5년 동안 매출 대비 기부 비율이 한 해도 빠짐없이 올라간 기업이 19곳 있었거든요.*****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꾸준히 나눔의 비중을 늘려 온 기업들이 있다는 뜻이에요.

***** 2021~2025년 5년 내내 매출액 100억 원 이상을 유지하며 매출 대비 기부 비율이 매년 오른 기업은 55곳이에요. 그중 2025년 비율이 0.1% 이상인 19곳만 추렸어요.

🔍 그렇다면, 이익의 몇 %를 나누고 있을까요?

지금까지는 매출에 견주어 살펴봤는데, 기업이 얼마나 나눴는지는 벌어들인 이익에 견주어 볼 때 더 잘 드러나기도 해요. 매출이 크다고 이익까지 큰 건 아니어서, 이익을 기준으로 삼으면 또 다른 그림이 나오거든요. 해외에서는 미국 CECP가 말하는 '기업 이익의 1%를 사회에 환원하자'는 이른바 1% 기준이 하나의 잣대처럼 이야기되기도 해요. 그렇다면 우리 기업들은 이익 대비 어느 정도를 나누고 있을까요? 다음 글에서 '이익 대비 기부'와 '1% 기준'을 자세히 다뤄 볼게요.

👉 이번 글을 정리하면 이렇게 요약할 수 있어요. 첫째, 우리 기업들의 기부금 총액은 3조 1,020억 원으로 최근 10년 중 가장 많았고, 지난해보다 1,016억 원 늘었어요. 둘째, 늘어난 몫은 매출 상위 200곳이 아니라 그 뒤를 잇는 기업들에게서 나왔어요. 셋째, 매출에 견주어 보면 규모가 작은 기업들이 오히려 앞섰어요. 다음 글에서는 '이익 대비 기부'와 '1% 기준'을 중심으로, 우리 기업들의 나눔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려고 해요.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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